1995년 6월29일 삼풍백화점이 붕괴했다.
그때 나는 문정동에서 조그마한 Restaurant 공사를 하고 있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나는 우리 전기팀을 데리고 급히 붕괴현장으로 향했다.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아직도 그 참상이 떠오른다. 자욱이 피어오르는 매쾌한 연기, 미처 무너지지 않은 건물의 흉측한 잔해,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드러난 철근과 은색의 단열재...
“한 마디로 지옥이었다.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지옥”
이 사건은 인간의 오만과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참사였다.
건물은 이미 붕괴 몇 주 전부터 마치 큰 얼음을 깨는 듯한 굉음을 내기 시작했고, 벽과 기둥에는 수많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붕괴가 있던 그날 오전 일찍부터는 4층천장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과 경비들이 “매장을 모두 닫고 건물을 폐쇄하자”라고 회사 측에 말했지만 회사측은 4층의 일부매장만 철수하고 더 이상의 특별한 안전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잠시 뒤 건물이 붕괴했다.
분명히 누군가는 오래전에 그 사실을 아주 심각하게 회사 측에 보고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보고를 받은 관리자는 “설마 건물이 무너지겠어?”
그리고 그 옆의 누군가는 “에이~~~쓸데없는 소리! 건물이 그렇게 쉽게 넘어지나? 하루 문 닫으면 손해가 얼마인데? 당신이 책임질꺼야?”
사망501명 실종6명 부상937명, 그야말로 문명국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대참사였다.
1994년도 성수대교붕괴
그때 나는 영동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이숙영의 FM 어쩌고저쩌고 하는 프로’를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노래가 중단되고 아나운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옮기자면 “성수대교 상판에 큰 구멍이 뚫려 지나가던 차량들이 그 구멍으로 추락한다...”등의 내용 이었던 것 같다. 나는 이 거짓말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성수대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신이시여!!! 그냥 구멍이 아니라 다리 상판 한 칸이 통체로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전에 성수대교를 택시로 지나면 가끔은 다리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끼곤 하였다. 택시기사 왈 “틀림없이 이 다리가 문제가 있다. 그래서 택시기사들은 이 다리를 건너기가 무섭다.”라고 했다. 분명히 누군가는 그 사실을 보고했고, 또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에이 설마 다리가 무너지겠어?”, “지금 보수공사를 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지?” “하루 교통량이 얼만데” 등등
지금 올린 사진들은 강북구 우이동에 있는 도선사 경내에 있는 계단의 모습이다.
지금 계단 위 마애석불 앞에서는 수 십 명의 신도들이 그야말로 정성으로 불공을 드리고 있다. 그 전에도 계단의 틈이 약간 벌어진 것을 보았는데, 그 전보다 훨씬 더 심해진 것 같다.
*미욱한 필부가 용기를 내서 절관리하는 곳으로 갔다.
저는 가끔씩 오는 신도인데 계단이 위험한 것 같습니다.
저번보다 훨씬 더 벌어져 있습니다.
아 예! 저희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절관리는 저희들이 임의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선사의 시설물은 서울시의 허락을 받아야 보수가 가능합니다.
그기가 어딘가요?
서울시청 시설부(자기들도 잘 모르는 듯)입니다.
스님들은 알고 계신가요?
스님들은 공부만하지 그런거는 잘 모릅니다.
그럼 주지스님을 좀 뵐 수 있을까요?
지금 외부에(외국인가?)출타중이고요, 주지스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왜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하지 않습니까?
아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니까요(지금도 사람이 다니고 있고, 위에 수십명이 있는데)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다 알아서 할겁니다.
아주 귀찮은 표정들이었습니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입니다.
뭔가 비슷하지 않습니까?
누군가가 “에이 저기는 철근이 들어있어서 무너지지 않을겁니다.” 라고 했을까요?
마찬가지 였습니다. 삼풍백화점도, 성수대교도
삼풍백화점은 건물이 울고, 성수대교는 다리가 흔들렸습니다.
저 계단은 틈이 벌어지고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도선사는 주지스님과 공부하는 스님들 것이 아닙니다. 그 불안한 계단위에서 가족의 행복을 애타게 비는 중생들의 것입니다. 그들이 힘들게 번 돈으로 시주를 하면 당신들이 먹고사는 것입니다. 좋은 차 타고 외유를 다니시는 주지스님, 나같은 사람을 귀찮아하시는 관리자들!!!
혹시라도 그 분들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건가요? 곧 장마철입니다. 큰 비가 오고, 빗물이 스며들면 금방 붕괴할지도 모릅니다.
<내일 서울시청 문화재관리과(명칭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에 전화해 보겠습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다하더라도 지금
"당장 폐쇄하고 보수해야합니다."
소중한 우리의 가족이 생명을 잃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대표신문 조선일보의 힘도 보겠습니다. 침소봉대하고, 경망스러워 보이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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