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 버스 간에서 MBC 라디오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해괴한 방송프로를 들었다.

흐름이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그냥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혹시나’를 기대할 것 없는 ‘역시나’였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시민들의 엄청난 반응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한나라당 내에선 ‘형님예산 논쟁’, ‘누락예산 책임 논쟁’,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한나라당 논쟁’으로 분열 일보직전이랜다.

사실일까?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의 장외집회 장면을 보라.

지들끼리 추워서 떨며 발광하고 있을 뿐, 동조하는 시민은 없다.

한마디로 지들밖에 없는 장면을 세상 뒤집힌 것처럼 보이게 최대한 화면에 인원이 많이 나오도록 각도 잡는 카메라맨이 고생이다

뭐 ‘형님예산’이 10조원 어쩌고 저쩌고? 갖다 붙여 부풀리긴!

그럼 아예 포항 해병대 예산까지 포함시키고 포항 해병대까지 아예 “형님군대”라고 하지 그러나!

그리고 뭐 안상수가 템플스테이 예산 누락했으니 책임지라고?

그럼 걸핏하면 사표 내던 민주당 넘들 왜 여태껏 진짜 나가는 것 보았나?

가장 눈에 띄게 지저분하게 노는 박지원의 경우를 보라.

천안함 폭침에 대하여 ‘북이 했을 리 없다’는 말부터 ‘부상자로 위장하기 위해 붕대를 감고 나왔다’는 모욕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면서까지 북의 입장을 두둔하였으며, 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의혹에 김윤옥 여사가 관련돼 있다는 강기정의 의혹 제기에 대해 “강 의원이 상당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사기 쳤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이명박 정부는 평화훼방꾼’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거짓말하였다.

이런 반역적이고 지저분한 박지원이 자리 내놓고 나가던가? 눈도 깜짝 안 하더라.

그에 비하면 기껏 절에다 말도 안 되는 돈 주는 것 안한 것 가지고 안상수는 흔들릴 필요가 전혀 없다.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자세를 논하며 책임을 돌리는데, 야당의 표적이 될까봐 지래 겁먹은 병역미필자 윤증현 장관이 한나라당에다 떠넘기는 소리를 하고는 뭔가 대단한 의미가 있는 표정 지으며 안상수와 악수하던데....

에라이 겁쟁이들아.

저들의 저주가 무서워 저들에게 강경하게 입장 내세우기 두려우니까 겁쟁이들끼리 괜히 별 일도 아닌 것 가지고 서로 대단한 것으로 척하며 싸우는 꼴 보기 싫단 말이다.

절대 저놈들 앞에 빌빌거리며 딴에는 무슨 생각이 있어 화내는 척하지 말기 바란다.

그냥 “부분적인 누락이 있어도 전체적인 국정운영이 중요하였다”고 스스로 양해 구하고 손 털면 될 일이다.

그리고 귀 얇은 홍준표와 이한구에게 고한다.

홍준표가 “당이 보이지 않는 손에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 정책위의장 사퇴도 청와대가 결정한 것 같다”고 떠들고, 이한구가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끌려 다니는 문제에 대해 의원들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식으로 노는데, 아니 한나라당이 청와대 눈치 보는 게 어찌 비정상인가? 그럼 민주당 눈치 봐야 하는가?

내가 보기엔 예산안 통과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단결에서 나온 승리에 대하여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것 같은 비굴함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싸울 엄두가 안 나거나, 강해진 만큼 더 큰 도전이 두렵거나 둘 중 하나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정부ㆍ여당이 연출하는 내분 속에서 ‘좌익들의 저주가 무서워 좌익들의 딴지에 흔들려주어 예봉을 피하려는 비겁함이 보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나쁘게 보도된다면, 지지자들의 마음에 들게 처신하고 나쁘게 보도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언론이 제대로 정리 될 그날까지는.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