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부실로 공적자금을 수혈받았거나 수익이 부진한 정부투자 금융기관들이 성과급, 보너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을 남발하며 직원들에게 ‘돈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정부투자 금융기관에 대한 예산집행 감사를 벌여 이들 은행이 임금을 과도하게 올리거나 복리후생비, 성과급, 스톡옵션 등을 남발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개선토록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1998년과 2001년 모두 3조원의 공적자금을 받을 정도로 경영위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3월 “2001년 하반기 및 2002년 상반기 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모든 직원에게 통상임금의 400%(임금인상분 200% 포함, 총 7백78억원)를 성과급으로 나눠줬다.
또 정부와 맺은 경영이행계획(MOU) 목표를 초과달성했다는 이유로 사기진작 격려금으로 통상임금의 200%(3백49억원)를 별도로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가 경영책임을 물어 직원들로부터 반납받은 통상임금 100%도 지난해 3월 되돌려주는 등 방만한 경영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도 지급근거도 없는 ‘특별보로금’ 규정까지 신설해 2001년 옛 국민은행은 직원들에게 통상임금의 650%(1천1백82억원)를, 옛 주택은행은 지난해 330%(5백45억원)를 줬다.
국민·주택은행 통합 뒤에는 2002년 통상임금의 400%(1천1백54억원) 등 모두 3천2백91억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도 지난해 경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데도 통상임금의 150%(2백24억원)를 초과업적 상여금으로 주고, 은행 예산에도 없는 사기진작 격려금조로 69억원을 주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 모습을 보였다.
감사원은 또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회사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사던 기간인 2002년 8월6일 스톡옵션 40만주 중 30만주를 행사,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야기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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