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사장 납치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김모(40)씨와 골프장 사장의 외삼촌 윤모(66)씨가 구속됐다.
인천지법 조현욱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경기도 H골프장 사장 강모(56)씨 일행의 납치사건을 공모하고 배후 조정한 혐의(공동감금)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김씨와 강씨의 외삼촌 윤씨에 대해 1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부장판사는 "경찰이 공범으로 지목한 모 기업인수회사 대표 정모(39)씨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라 변호사 김씨와 윤씨가 구속이 되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변호사 김씨가 '이번 납치사건은 골프장을 인수하려는 정씨와 강 사장이 꾸민 자작극이고 자신은 이를 모른 채 현장에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변호사 김씨가 체포영장을 위조하고 납치에 적극 가담하는 등 전반적인 정황상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조 부장판사는 이어 "강씨 일행이 펜션에서 쇠창살을 부수는 등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점으로 미뤄 납치 자작극으로 보기 어렵다"며 "납치 실행자들에게 도피자금을 대준 점으로 미뤄볼 때도 납치와 도피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김씨는 이날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윤씨의 법적 대리인 자격으로 강씨가 골프장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 공항에 갔을 뿐 납치사건이 일어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 김씨는 이어 "체포영장은 정씨의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만들어 준 것이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정씨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 공모자인 변호사 김씨와 윤씨가 구속됨에 따라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공모자가 더 있는 지의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변호사 김씨와 윤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기업인수회사 대표 정씨와 함께 지난달 20일 강씨를 납치해 골프장 운영권을 가로채기로 모의하고 경비업체 직원들을 사주, 납치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변호사 김씨와 윤씨, 정씨 등은 범행 공모 과정에서 완전 범죄를 위해 "강씨의 소재를 영원히 알 수 없도록 하고 가급적 일본에서 수장시키자"며 모의했다고 경찰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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