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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 낮추기] 2. 공공용지 고가 매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아파트 건설 예정부지내의 소방도로 등 공유재산을 처분하면서 시행사들에게 과도하게 비용을 부담시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공유재산 관리에 대한 행정자치부의 지침은 아파트 부지 내에 있는 소방도로, 하천과 같은 관할구청, 시, 정부 소유의 재산(공유재산)을 용도폐기해야할 경우 사업시행자는 이를 대체 하는 공공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물론 사업시행자는 대체되는 공공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부담한 비용 범위 내에서 용도 폐지되는 재산을 공공기관으로 부터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공유재산관리기준을 개정하면서 무상양도 대상을 `기능`이 대체되는 공공시설로 규정하고, 새로운 대체시설에 따라 사업시행자가 건폐율, 용적률 등이 상향되는 반대급부가 주어질 경우는 무상양도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또 공공시설을 무상 귀속 받는 관리청과 용도 폐지되는 기존 공공시설의 관리청이 동일한 경우에만 무상양도 대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이 지침 때문에 소방도로의 관리가 시(20m 이상)와 구·군(20m이하)으로 나눠진 울산지역의 경우 사업시행자가 대체도로를 개설하고도 관리청이 다르다는 이유로 폐지되는 도로를 무상으로 받지 못하고 추가로 매입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남구 대현동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D아파트의 경우 대체진입도로(20m 이상)와 기존 소방도로(20m 이하)의 관리청이 시와 남구청으로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이중의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즉 대체도로인 진입도로 개설 비용 외에도 남구청이 관리하는 구유지 6,358㎡ 를 매입하는데 60여억 원을 지불하는 등 국공유지 매입비용만도 100억 원 가까이 추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아파트 부지내의 구유지 6,358㎡는 잡종지 416㎡를 제외하면 대부분(5,687㎡)이 소방도로인 것으로 나타나 소방도로를 매입하는데 대부분의 비용을 들인 것이다. 결국 804가구가 분양된 이 아파트 1가구 당 1,200여만원의 분양가 상승요인이 발생한 셈이다.

　공공용지를 매각하면서 지자체들이 시세를 지나치게 적용하고 있다는 점도 시행사들의 부담을 가중, 분양가에 악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공유지의 매각은 대개 복수(2명)의 감정평가기관에서 산정한 평가액의 평균가액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시와 구군 등 지방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유지의 경우 2개 감정기관의 감정가 산술평균에다 자치단체에서 시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때 적용되는 시세가 뚜렷한 기준도 없이 지자체 공무원들의 판단에 따라 산정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실제 중구 우정동에서 아파트를 건설하던 C사는 3.3㎡ 당 250만 원가량의 교육청 소유 부지를 매입하면서 교육청이 주변 개발지역 토지의 시가를 적용하는 바람에 감정가의 3배에 가까운 3.3㎡당 690만원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소유의 공유지도 시세에 따라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 아파트는 교육청과 중구청 소유 부지를 매입하는데 만 70억원 가량의 비용을 추가로 들인 꼴이 돼 분양가를 높였다.

　아파트 건설사들은 "인허가 과정에서 요구하는 대체도로를 개설하는데 가뜩이나 과도한 바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관리청이 다르다는 이유로 폐지되는 소방도로까지 매입하는 것은 사업자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자치단체들이 소방도로 등 공유지를 주변 개발지역의 시세에 맞춰 매각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정원기자 [email protected] 73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