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 제목 : 검찰이 하광호 판사를 사주하여, 저의 무고죄 재판의 공판조서를 조작하고, 진실에 반하는 판결을 하도록 교사한 죄를 고소합니다.(1994년 10월부터 1995년 2월 사이)
1994년 6월 20일, 제가 대한민국 검찰청(검찰총장 김도언)을 비롯하여, 10분(?)의 검사를 형사 고소한 이유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정부패의 수단과 도구가 돼 버리고 만 것이, 너무나도 통탄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조광수 검사는, 서대원이 7년 동안 받은 1370만원의 화료를 정가 15만 원짜리 전집물의 저작권을 양도하고 받은 거금으로 조작하기 위해, 교학사의 거짓말만 인정하고, 고소인이 제출한 증거와 진술은 깨끗이 묵살했습니다.
고소인 진술 조서에서, 교학사에 불리한 부분은, 곳곳이 변조돼 있었고, 교학사가 제출한 가짜 계약서와 가짜 내용증명이 첨부돼 있는 가하면, 엄연히 살아 있는 스토리 작가의 성명 앞에는, "망(亡)"자가 버젓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처럼 비열한 조작을 건의했던 분(?)이, "파란마음 하얀마음의 작가인, 어효선 출판담당이사였었다!"라는 소식에, 갑자기 딴 세상으로 뚝 떨어진 것 같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윤석중 선생께서, "어효선씨, 다치지 않게 해라!"라고 지시했다는, 참으로 통탄할 소식을 전해 주는 분까지 나타나는 판국이었습니다.
군사정권 시대를 넘기면서, 대한민국의 지도자상이 그토록 완벽하게 허물어진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1991년도부터, 대한민국의 인격 파괴 현상을 참으로 충격적인 방법으로 구구절절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인격 파괴에 절대적으로 공헌(?)한 괴물이, 바로, 검찰입니다. 하광호 판사을 통한 공판 조서 조작은, 대한민국의 부패구조와 야합구조를 가차없이 자백하고 나선 범행입니다.
제 무고죄 공판의 변호인은, 노무현 당선자와 천정배 의원이 공동 대표였던, [법무법인 해마루]입니다. [법무법인 해마루]는, 검찰이 조작한 혐의 내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를 밝혀 주고, 그리고, 하광호 판사가 공판조서를 조작할 수 없도록, 견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변호인들이 실제로 한 역할은, 제가 아무 것도 알 수 없도록, 저를 완벽하게 속이는 일이었습니다. 저를 속이기 위해, 거짓말을 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그냥,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저는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감옥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변호인이 저의 유죄 선고에 철저히 협조했던 방법이, "침묵"입니다. 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사건 당사자인, 제 남편조차,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두 번이나 청구했던 보석을 하광호 판사가 없었던 일로 뭉개 버렸건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묵인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침묵과 묵인의 역할"에 대하여, 분명히 터득할 수 있었는데, 첫 번째 보석은, 장완익, 박세경 변호사 명의로 청구했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 보석은, 임종인, 박세경, 장완익 변호사 명의로 청구했습니다. 임종인 변호사가, "하광호 판사와 동기"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변호인들의 변론이 속이 빈 죽정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제가 알아차릴 수 있었다면, 변호인을 해임하고, 제가 직접 검사와 싸웠을 것입니다. 검찰이 그러한 사태를 원치 않았다면, 저를 안심시키기 위한 쇼(?)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저는, 감옥에서, "법무법인 해마루가 무척 애쓰고 있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공판 기록을 검토하면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공판 기록 그 어디에도, 저를 위한 변론은 없었습니다. 하광호 판사의 조작과 누락을 법무법인 해마루가 저에게 통고도 하지 않고 묵인해 버린 흔적만 발견될 뿐이었습니다.
최성창 검사에 대한 고소장에서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저의 무고죄라는 것이, "서울지검 차장검사가 고소사건을 진정사건으로 둔갑시킨 범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김도언 검찰총장을 범인으로 지목한 죄!"입니다.
제1차 공판에서, "차장검사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다는 것이냐! 나는, 검찰총장을 고소한 것이 아니라, 범죄를 은폐하는 검찰의 고질적인 관행(병폐)들을 국민 된 도리로 고소한 것이다. "라는 요지로, 약 5분 동안, 당당하게 따졌습니다. 그런데, 교도관 두 명이, 한결같이, "30분 정도 걸린 치열한 재판"으로 오인하고 있었습니다.
검찰의 죄를 조목조목 따지고 든 저의 치열한 반박이, 저의 죄를 시인하는 것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하광호 판사는, 제가 공소장 내용을 모두 시인했다고 기록해 놓았습니다.
제가 제1차 공판의 검찰 신문에서는 혐의(?) 내용을 인정했고, 제2차 공판의 변호인 반대신문에서는 "예"라는 대답만 했던 것으로, 하광호 판사가 공판조서를 형편없이 조작해서 기록해 놓았건만, 장완익 변호사는, 이의를 신청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저에게 사실대로 통고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저작권협회 총무이사 황적인 교수님은 물론, 만화가 협회와 경실련 등등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진정서를 제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5개 대학 법대학생회가 497명의 서명록을 첨부하여, 불구속재판을 촉구했었습니다.
저의 억울함을 알고 있는 서울법대와 동국대 법대학생회가 서명운동에 앞장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고죄를 조작하기로 합의한 재판의 공판 서류에, 그러한 진정서와 서명록을 정직하게 첨부해 놓을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광호 판사의 제거를 법무법인 해마루가 묵인했기 때문에, 저의 무죄를 주장하는 사회단체의 진정서와 불구속재판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서명록은, "제출한 사실조차 없었던 일"이, 돼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장완익 변호사는, 변론진행표에, 누군가(?)의 방해로 인해 실행할 수 없었던 변론 내용을 대충이나마 기록해 놓았습니다. 그리고는, "바보로 남아 있어라!"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메모를 남겨 두었습니다. 그리고, 하광호 판사 역시, "검찰의 당치않은 압력을 받고 있다!"라는 사실을, 나름대로 고백했었습니다.
감옥에서, 공소장을 받은 직후, 법정에 나갔던 한방 식구가, "오늘, 6단독(하광호판사)이, 두 사람을 빼놓고는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했는데, 교도관들이, 서울지법이 서초동으로 이사한 후, 2번째의 항명이라고 하더라!"라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하광호 판사는, 저의 선고 공판이 있던 날, 또 다시, "모조리 집행유예를 때려 버리는 항명"을, 감행했었습니다. 피고인 대기실에 앉아서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법원 정리가 나와서, "집행유예 선고에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은 모두 집행유예!"라고, 선언했었습니다. 3-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집행유예 선고였었습니다.
저의 무고 혐의라는 것이, 말이 되는 것입니까? 얼마나 황당한 조작이었으면, 하광호 판사가, 두 번씩이나, [집유선고 항명]을 시도했겠습니까!
무고죄 공판 당시의 서대원 사건은, 검찰이 저작권 사건을 처리하면서, 저작권주무부처 장관의 중재지시를 묵살하고, 12건이나 되는 불기소처분을 감행하는 한편, 뒷구멍으로 온갖 못된 농간과 술수를 부려서 키워 놓은 사건입니다.
교학사와 동서문화사로 하여금, 정당한 손해배상을 하도록 조치하는 대신, "법원을 무고죄 조작의 하수인으로 끌어들이는, 최악의 수"를 공공연히 선택했던 것이, 저의 무고죄 조작 사건입니다. "법원의 복종을 자신한다!"라는 뜻이었습니다.
하광호 판사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 법정과 상고이유서를 통해, "검찰과 법원이 서로 야합해서 나의 무고죄를 조작했다!"고, 지적했었습니다. 게다가, 상고심 재판 중에, 고소 투쟁을 재개했던 것입니다.
검찰이, 고소각하처분으로 시종일관한다는 것은, 저의 고소가 옳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짓에 불과합니다.
하광호 판사를 사주해서 무고죄를 조작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오죽하고, 여북하면, 담당 검사들이 저와 통화하는 것조차 기피하겠습니까!
이 고소장 내용이, 비열한 침묵으로 무시해 버릴 성질이 못되는 데다가, [법무법인 해마루]라는, 확실한 증인이, 분명히 확보돼 있는 범죄입니다. 저의 변론을 맡았던 법무법인의 책임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셨다는 사실은, 참으로 경하할 일입니다. 서대원 사건을 통해, 차기 정권의 개혁 의지가, 참인지, 가증스러운 가식에 불과한 것인지를 일찌감치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는, 제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검찰의 비열한 침묵(폭력)을 고스란히 당해 주는 전략으로 일관했습니다. 당하고 당하면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거듭했다는 사실을, 저는, 대검찰청 국민의 소리를 통해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청은 어떤 방법으로 책임질 것인지, 분명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서대원 사건은, 절대로, 흐지부지 끝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2002년 11월 25일 고소인 김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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