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어제 들어온 제보 > ‘양천구 여아 성폭행사건’일파만파(경향신문)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뒤집고 있는 ‘서울 양천구 6세 여아 성폭행 사건’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정부기관 외압으로 인한 경찰수사 왜곡 등 갖가지 의혹을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터무니 없다며 반박하고 있어 진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신모씨(63)는 지난 1999년 9월 자신의 집 1층에 사는 변모씨(49·여)의 딸 조모양(당시 6세)과 지하에 사는 김모양(당시 7세)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신씨는 김양에 대한 성폭행 혐의가 인정돼 2000년 4월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같은해 12월 2심에서도 동일한 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신씨는 지난 1991년 신장이식수술을 받았다는 진단서를 제출해 병보석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씨는 재판이 진행중인 2000년 4월 조양 어머니 변씨가 자신의 딸을 또 성추행했다고 2차로 고소하는 바람에 경찰에 입건됐다.

신씨는 경찰조사에서 “난 발기부전증 환자이므로 성폭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혐의를 부인한 뒤 “변씨가 합의금을 많이 타내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변씨는 “신씨가 나를 직접 찾아와 ‘경찰이 왜 나같은 파렴치범을 처벌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말까지 했다”며 “신씨가 경찰조사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담당한 양천경찰서 강력계 박미옥형사(여)는 “신씨가 발기부전이라는 사실은 병원을 통해 확인했다”며 “2000년 4월 2차 고소된 사건은 물증이 불분명하고 일부 조사결과가 엇갈려 신씨의 범죄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말하고 있다.

박형사는 그러나 “법최면수사 결과 아이들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인정돼 지난해 11월 기소의견과 함께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씨는 현재 신병을 이유로 검찰에 의해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피해자측 주장=

피해자측은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오다 한 시민단체의 힘을 빌어 정식 기자회견을 하기에 이르렀다.

18일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상임대표 윤 용·이하 부추연)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기관의 외압으로 사건 조사가 축소·은폐됐다”며 의혹을 제기, 재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피해자 조양과 조양의 어머니 변씨는 이날 기자 회견장에 직접 나와, 2000년 4월 2차 고소 당시 경찰에 제시한 증거물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의 결과가 왜곡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변씨는 또 2000년 4월에 2차로 신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나 경찰이 사건을 3개월 이상 지연시키고 대충조사한 뒤 검찰에 넘기는 등 은폐를 시도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변씨는 신씨의 가족관계를 들어 고위 정부기관의 외압의혹도 거론했다.

“신씨가 자신의 매형이 검찰관계자이며 아들도 고위 정부기관에 있다는 말을 항상 하고 다녔다”는게 변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변씨는 17일 해당 정부기관에서 연락이 와 신씨의 아들이 근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 외압을 행사했는지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추연 사무총장인 김승교 변호사는 “외압이 실재한지는 검증할 순 없지만 정황상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경찰측 반박=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양천경찰서 강력계 박미옥형사는 피해자 어머니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강력하게 반박하고 있다.

박형사는 “지난 2000년 4월 조양이 성폭행을 당했을 때 입고 있었다던 팬티 2장과 휴지를 국과수에 보냈지만 팬티를 싸고 있던 휴지에서만 정액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휴지에서 검출된 정액도 신씨의 정액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피해자측이 다른 기관도 아닌 국과수의 조사결과 자체에 의혹을 품는 데 박형사는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국과수가 조사결과를 조작하지 않았다면 경찰이 증거물을 위조해 제출했다는 추론이 가능한데 박형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력 반박한다.

“변씨가 제출한 증거물을 그대로 보존해 국과수에 보냈기 때문에 휴지가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 경찰이 피해자측에 어떻게 휴지가 있었는지 물어봐야 될 상황이지만 적반하장격으로 경찰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이 고의적으로 사건을 지연하고 있다는 피해자측의 지적도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박형사는 “고소가 접수되고 피의자는 거짓말 탐지기를, 피해자들은 법최면수사를 하는데 1개월 반정도의 시간이 걸렸고 국과수의 유전자분석검사 결과를 통보받는 데에도 약 2개월의 시일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고위 정부기관의 외압설에 대해 박형사는 “외압을 받았다면 경찰이 신씨에 대해 기소의견을 올렸겠느냐”며 “이 때문에 신씨가 변씨를 무고혐의로 고소한 사건도 무산돼 신씨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00년 9월 5일 신씨가 내 딸을 성폭행했다’는 변씨의 주장에 대해 경찰은 “그날은 신씨가 경찰에 출두한 날이어서 알리바이가 확실하다”며 의심을 품고 있는 눈치다.

박형사는 “인터넷으로 사건이 번지면서 네티즌들이 투고를 통해 언어폭력을 일삼는 등 20여일째 시달리고 있다”며 “경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최선을 다해 공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에 번졌다고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생겨선 안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디어칸/김상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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