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지역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전 한나라당 소속 인천광역시 시의원과 공무원, 전·현직 조합장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은 12일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지구지정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전 인천광역시의원 이아무개(55)씨와 이씨에게 금품을 건넨 인천 부평구 모 주택재개발정비사업지구 전 조합장 김아무개(5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부평구청 도시정비관 근무 시 재개발추진위원회 승인 대가로 정비사업자에게 153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인천시청 공무원 조아무개(39)씨에 대해서는 `기관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경찰은 정비사업 관리업자들에게 뇌물을 받은 현 조합장 오아무개(48세)씨와 기술자격증을 빌려 허위로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자로 등록한 정비사업 관리업자 등 관련자 12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시의원은 인천시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 활동하던 2004년 2월 전 조합장 김모씨에게 재개발 구역지정을 통과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지역 상인들의 반대로 재개발지구 지정이 보류되자 재개발지구 지정에 결정권을 가진 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한나라당 소속 이 전 시의원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1천만원을 수수한 이 전 시의원은 1년이 지난 2005년 3월 7일 국민은행에서 1천만원 권 수표를 찾아 김씨에게 돌려줬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의원은 "구정 때 양말 선물이라고 놓고 가서 확인해보니 돈이기에 가져가라고 수차례 전화를 했지만, 매번 '시골이다', '병원이다'하며 가져가지 않았다"며 "지역의 형 동생 관계로 알고 지내다 보니 다음에 줘야지 하며 1년이 경과된 후에 돈을 돌려줬다"고 그동안 경과에 대해 해명했다.
또 이 의원은 '1천만원의 대가로 결국 구역지정이 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당시 분위기는 대부분이 상인들의 편에서 반대하는 입장이 많았는데, 몇몇 사람이 구역 지정의 필요성을 말해 나도 동의해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재개발 구역지정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인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소문으로 돌던 것이 결국은 사실로 들어 났다"며 경찰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현재 이 구역은 검찰이 3개월 전에 전격 압수수색을 한 구역이라 경찰의 이번 수사와 어떻게 사건을 병합해 처리할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인천지역 재개발 및 재건축 사업장 8곳에 대한 수사를 벌여 관련자를 28명 적발, 이중 3명을 구속하고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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